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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31

삶을 반추하는 작은 생각들


Mortuus Per Somnum, Vacabis Curis (죽는 꿈을 꾸면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중세 사람들은 족제비를 보면 불길한 징조라고 생각했습니다. 꿈 속에 나타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른 아침에 길을 가다가 족제비를 보게 되면 하루 일과를 접어 버릴 정도로 족제비를 터부시 했습니다. 우리 선조들도 ‘까마귀’나 ‘검은 고양이’를 재수없고 불길한 동물로 여겼습니다. 꿈 속에서 뱀이나 개구리, 거미 그리고 개 같은 동물을 보게 되면, 어떤 불행한 일이 닥칠 상서롭지 못한 전조(前兆)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대로, 돼지나 호랑이, 잉어 그리고 심지어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용(龍)을 꿈 속에서 보게 되면, 대박 날 징조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요즘에는 강아지나 뱀을 가족 같은 애완동물로 기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만약 그분들의 꿈 속에 자신들이 애지중지하게 기르는 그 애완동물이 등장하게 되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소위,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이 과학적인 근거도 없는 관념에 사로잡혀서 애꿎은 짐승을 신성시하거나 반대로 푸대접하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꿈을 현실과 반대되는 ‘역몽’(逆夢)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꿈에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이빨이 부러지거나, 눈썹이 빠지게 되면,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라고 생각했습니다. 코피가 터지면 곧 시원한 꼴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고, 죽는 꿈을 꾸면 근심 걱정이 다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Mortuus per somnum, vacabis curis).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거나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는 꿈 그리고 집에 화재가 나는 꿈을 꾸면 인생이 잘 풀릴 것이라고 축하까지 해 주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도 “모든 꿈은 거짓이고, 그 꿈을 반대로 생각하면 그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영국인들도 “현실과 꿈은 반대”라고 믿었고, 독일 사람들도 “꿈에 처참하게 죽음을 당하면 영웅이 될 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을 좋은 방향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수많은 자연재해와 질병 그리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전쟁들 속에서 너무도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고, 징크스(jinx)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썼던 작은 지혜의 흔적입니다.

일본에 “미즈노 남보쿠”라는 전설적인 관상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한 번도 사람들의 운명을 알아 맞추는데 실패해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얼마나 대단한 신통력을 가지고 있었던지 일본 정부는 그에게 “대(大) 일본인”이라는 칭호를 직접 내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는 불운한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려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술과 도박으로 흥청망청 살다가 결국 감옥에 가고 말았습니다. 미즈노는 감옥살이를 하면서 감옥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는데, 그들 모두의 생김새가 세상의 평범한 사람들과는 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관상’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감옥에서 출소한 후, 자신의 운명도 궁금해져서 한 관상가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관상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그러자 관상가는 미즈노에게 무서운 예견을 전해주었습니다. “당신은 앞으로 일년 안에 칼에 맞아 죽을 관상이요.” 참 신기하게도 그 말이 빌미가 되었는지 실제로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었습니다. 그는 일년 동안 보리와 밀만 먹으면서 실로 <절제된 생활>을 했습니다.

다행히 그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았습니다. 그는 다시 그 관상가를 찾아가서 자신의 운명을 다시 보아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의 얼굴을 알아 본 관상가가 깜짝 놀라면서 “당신은 1년 안에 죽을 관상이었는데 어떻게 살았느냐?”고 오히려 반문을 하더랍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한참 동안 꿰뚫어보더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의 관상이 바뀌었습니다. 당신은 이제 죽을 운명이 아닙니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날 이후, 미즈노는 관상학에 깊은 매력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관상” 보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첫 3년 동안은 이발소에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얼굴 생김새를 연구하고, 그 다음 3년은 목욕탕에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벗은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또 3년을 화장터에서 인부로 일하면서 죽은 사람들의 골격과 생김새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10여년 동안 관상수업을 마친 후에 미즈노는 일본 최고의 관상가가 되었습니다. 그의 사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 바로 “절제의 성공학”이라는 책입니다.

그가 오랜 기간 동안 관상학을 공부한 후에 내린 결론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의 인생은 관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의 운명과 관상은 하늘이 내린 것이지만, “사람의 노력으로 바꾸지 못할 관상은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운명이든지, 노력하고 훈련하면 다 바꿀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성공하고 실패하는 관상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죽고 사는 운명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관상이나 운명이 어떻게 주어졌든 간에 그것은 노력 여하에 따라 모두 바뀔 수 있습니다. 그 열쇠가 바로 “절제”(self-control)입니다. 절제를 잘하는 사람은 더 많은 것들을 성취하고 성공할 수 있지만, 반대로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이루기 어렵고, 설사 가벼운 성공을 거둔다 해도 금방 다 공허해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인생은 절제를 통해서 끊임없이 변모해 나아갑니다. “먹는 것”을 절제하고, “시간”을 절제하고, “욕심”을 절제하고, 입과 감정을 잘 절제하고, 생각을 절제하면, 인생은 언제든지, 어떤 모양에서든지 새롭게 변화합니다. 절제를 잘하는 사람이 곧 성공하는 사람입니다. 운명의 다른 말은 “절제된 삶”입니다.

목회를 하다 보면, 자신이 꾼 꿈에 대해서 해몽을 부탁하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제가 특별하게 꿈을 연구했거나, 남 다른 신통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정중하게 저의 무지를 말씀드릴 때가 많이 있습니다. “제가 잘 모르겠지만, 성도님을 위해서 꼭 기도하겠습니다.” 그러나 화끈하고 분명한 답을 얻고 싶었던 그분에게는 저의 이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목사님은 영성이 딸리시네요. 아무개 목사는 화끈하게 영적으로 풀어주시던데!” 입맛이 씁쓸합니다. 솔직히, 예전에 막무가내로 난리를 치시던 분이 있어서 몇 번 아는 척하면서 신출귀몰하게 그 분의 황당한 꿈을 풀어드린 적이 있었는데(?), 웃음이 절로 나오는 수준입니다. 대부분의 목사님들은 학창시절에 배웠던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꿈의 해석”이나 “칼 융”(Carl Gustav Jung)의 “분석 심리학” 그리고 아들러(Alfred Adler)나 프리츠 펄스(Fritz Perls) 같은 몇몇 학자들의 심리학적인 견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목회와 성경에 기반을 둔 말씀들을 중심으로 신앙적인 조언을 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어떤 영묘한 꿈이나 불길한 징조도 우리 주님은 언제든지 바꾸시고, 선용(善用)하실 수 있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허망한 꿈 해석이나 근거 없는 관념에 사로잡혀 소극적으로 살기 보다는 강하신 주님을 붙잡고 어떤 어려움도 능히 이겨 나아가는 것이 훨씬 더 신앙인답지 않을까요?

출처 : 크리스찬타임스(http://www.kctusa.org) | 아틀란타 소명교회 김세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