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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2

삶을 반추하는 작은 생각들


Carpe Diem (현재를 잡아라)

언제부터인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해진 경구입니다. 카페(Cafe)나 도서관 그리고 심지어는 나이트 클럽의 벽에도 당당하게 새겨져 있는 글귀입니다. 우리는 자주 이 말을 “오늘을 즐기라”(Enjoy the day)라는 낭만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사실은 “오늘을 놓치지 말고 열심히 살라”(Seize the day)는 경건한 뜻을 가진 말입니다. 이 말은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의 “송가”(Odes) 제 1권 11절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원문에는 “가급적이면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고, 현재를 잡으라”(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로 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입니다. 바보들은 언제나 모든 일을 “내일로 미루면서” 현재를 끊임없이 잃어버립니다. 그러다가 어느 덧 예상하지 못했던 인생의 마지막을 후회 속에서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니 좀 더 “현명해져서 포도주는 그만 익혀 따르고, 짧은 인생, 먼 미래로의 기대는 줄이고”(sapias, vina liques et spatio brevi spem longam reseces) 현재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미래에 원양어선을 운항하는 거대한 꿈만 꾸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지금 현재에 나룻배라도 매일 열심히 노를 젖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후회하지 않는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현재의 시간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곱씹으면서, 되돌릴 수 없는 것에 연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또,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동경하면서 현재를 가볍게 여기는 것도 미련한 짓입니다.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지금” 현재 뿐입니다. 이것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고 어영부영하다가는 순식간에 “과거”가 되고 맙니다. 미래의 시간에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골치거리가 될 것입니다. 현재의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지혜와 집중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나중에 잘 하는 것보다 조금 부족하고 모자라도 미루지 말고 지금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보지도 못하고 끝나는 것보다 해보고 실패하는 것이 백배는 낫습니다. 성공을 하거나, 실패를 하는 것은 차후의 문제입니다.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려면 어떤 일이든 뒤로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주어진 일을 실행해야 합니다. “아끼다 똥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나중으로 미루다가 못쓰게 되거나 필요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아끼다가 후회하게 되는 것 다섯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옷, 돈, 신발, 커피 그리고 칭찬입니다. 현재의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시간을 지혜롭게 다루는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미래의 시간인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현재”를 살아야 합니다(Carpe Diem). 그리고 우리는 미래의 어느 순간에 결국에는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항상 오늘의 현재를 내일 오게 될 마지막 “그날”로 알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합니다(Memento Mori). 인생의 마지막을 늘 염두에 두고, 매 순간 주어지는 현재를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것이 결국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Amor Fati) 방법입니다. “Carpe Diem”(오늘을 잘 살아라), “Memento Mori”(그날을 기억하며 살아라) 그리고 “Amor Fati”(내 운명을 사랑하라), 이 세 가지 덕목은 “중세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이 늘 마음에 되새기며 살았던 소중한 경구들입니다. 물론, 우리는 2013년에 인기 트로트 가수였던 김연자 씨가 열심히 불렀던 노래 “아모르 파티”(Love your fate) 덕분에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아모르 파티는 “내게 운명처럼 드리운 인생을 사랑하라”는 심오한 철학이 담긴 경구입니다.

독일의 혁명적인 철학자 “니이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의 철학을 형성하는 근본 사상이기도 하고, 스토아 철학(Stoicism)의 기본 정신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내 운명을 사랑하려면” 먼저 하루하루 주어지는 시간을 열심히 살아내야 합니다.

한국에서 신학교를 다닐 때 항상 싱글벙글 살아가던 노총각 신학생 만학도(晩學徒)가 있었습니다. 저는 오랜 시간 동안 심장 질환을 앓았기 때문에 질병에 찌들어 있었습니다. “만약 회복만 될 수 있다면 당신께 저의 남은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어린 아이의 간절한 절규를 하나님께서 들으셨는지 하나님은 저에게 두번째 생명을 주셨습니다. 병마(病魔)에서 해방된 저는 하나님께 약속한 대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곧 바로 신학교에 들어 갔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바뀐 환경 속에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방황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매일 예배와 찬송과 성경 그리고 딱딱하고 재미없는 신학과 철학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평생을 이렇게 재미없는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당시 어린 나이였던 저에게는 극복하기 쉽지 않은 고통이었습니다. 신학과 교회의 불일치, 가진 사람들과 못 가진 사람들의 끊임없는 투쟁과 폭동, 게다가 당시 군사 정권 속에서 매일 일어나는 데모는 항상 저의 얼굴과 마음을 일그러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시절에 만난 “해피맨”이 바로 그 예비역 신학생이었습니다. 항상 부지런하고, 말이 거의 없고, 열심히 공부만하는 온화한 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이른 아침, 학교 교실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이 분과의 만남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교실에 단 둘이 있게 되었는데, 그 형님이 우연히 제 책상에 놓인 저의 주사약병(benzathine benzylpenicillin)을 보고 말을 걸어 왔습니다. “나도 저 주사 정말 오래 맞았는데!”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 아픈 주사를 오래 맞았다는 그 형님의 말이 저의 마음을 열게 했습니다. 그분은 원래 일반 명문 대학에서 화공학과를 전공한 꿈 많은 청년이었는데, 군대에서 화학 약품을 잘못 다루는 바람에 실수로 두 다리를 잃었다고 합니다. 항상 목발도 집지 않고, 두 다리로 걸어 다녀서 다리에 장애가 있는 줄 몰랐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래 동안 죽음 같은 시간을 보낸 분이었습니다. 두 다리 절단 수술 후에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극심한 통증과 외로움에 몸부림쳤지만, 그 보다 두 다리를 잃고 엉망진창이 된 자신의 바뀐 외모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살도 여러 번 시도하면서 절망의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감사했던 것은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마음을 다잡고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하루하루가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기쁨의 연속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착용하고 있던 두 의족을 떼어 자신의 책상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이 두 다리가 망가진 자신의 삶을 다시 세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증거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정하게 제 귓가에 말해 주었습니다. “세환 형제, 인생 짧습니다. 항상 기쁘고 감사하게 하루하루 열심히 사세요!” 지금은 목회 막바지 시간을 감당하고 계실 이 목사님의 소중한 조언때문에, 여러 번 있었던 인생 위기의 순간에 다시 일어서 “현재”를 맞을 수 있었습니다. 인생은 수많은 현재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모자이크”입니다. 현재를 열심히 삽시다!

출처 : 크리스찬타임스(http://www.kctusa.org) | 아틀란타 소명교회 김세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