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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6

삶을 반추하는 작은 생각들


5층 남자들

좋은 남편감들을 판매하는 백화점이 있었습니다. 이 백화점은 이 땅의 여성들이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남편감들을 특별 제작 판매하는 백화점입니다. 이 백화점에는 세 가지 엄격한 규칙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백화점이 모두 5층인데, 한 번 지나친 층은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각 층을 돌아보면서 남편감들을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즉시 결정해야 합니다. 나중에 다른 신랑감들과 비교하면서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둘째로, 아무리 마음에 드는 좋은 신랑감들이 여러 명 있어도 한 여성당 딱 한 명씩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로, 이 백화점에 일단 들어온 여자는 백화점을 나갈 때는 반드시 신랑감을 골라서 함께 나가야만 합니다. 만약 홀로 백화점을 나가게 되면, 그 여자는 영원히 결혼을 할 수 없는 저주를 받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백화점은 매력적인 백화점이면서 동시에 무서운 백화점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두 명의 처녀가 꿈에도 그리던 백 말 탄 멋진 남편감을 구하려고 이 백화점에 왔습니다. 그리고 벅찬 기대감과 떨리는 마음으로 1층부터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1층에는 정말 별의 별 멋진 신랑감 후보들이 다 모여 있었습니다. 명랑하고 친절한 좋은 성품을 가진 남자들이 진열대에 가득했습니다. 평생 아내만 사랑하고 아이들과도 잘 놀아줄 수 있는 남편감들입니다. 요리도 잘하고, 주방 청소, 설거지, 그리고 집 안 일들을 다 잘 할 수 있는 남자들입니다. 1층에는 주로 “가정적인 남편감들”을 중심으로 잘 배치해 두었습니다. 두 처녀는 너무도 기뻤습니다. 한 처녀가 말했습니다. “야! 여기 정말 좋다. 나는 그냥 여기서 남편을 고를란다.” 그러자 다른 처녀가 말했습니다. “그래도 한번 더 용기를 내서 2층으로 올라가자! 더 좋은 신랑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누가 알겠냐? 단번에 선택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야.” 그래서 두 처녀는 용기를 내서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2층에는 훨씬 더 업 그레이드(Upgrade)된 신랑감들이 “뿜뿜뿜” 빛을 발하며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잘 빠진 근육질의 “꽃미남” 신랑감들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이두박, 삼두박, 탱글탱글한 근육 몸땡이들 때문에 두 처녀는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남자와 결혼하면 이 다음에 집 안의 모든 공사는 남편 혼자서 다 알아서 할 믿음직한 신랑감들이었습니다. 흥분한 두 처녀는 그냥 2층에서 신랑감을 고를까 하다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는 서로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한 층만 더 올라가자. 2층이 이렇게 좋으니 3층은 얼마나 더 좋겠냐!” 그래서 두 사람은 다시 용기를 내서 허겁지겁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곧 3층에서 자신들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더 멋진 완벽한 신랑감들이 두 처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층에는 주로 “능력남” 중심으로 남자들을 비치해 두었습니다.

요즘에는 얼굴도 스펙(spec)입니다. 쪽 빨아 놓은 대추씨 같은 얼굴들이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습니다. 몸매도 군살이 없습니다. 키도 시원하게 쭉 뻗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직장들이 아주 좋습니다. 젊은 나이에 고속승진한 청년들만 다 모여 있었습니다. 말도 잘하고, 아주 다부지게 생겼습니다. 이 신랑감들과 결혼하면, 한 평생 편안하게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두 처녀는 3층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승부를 보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마음이 어디 그렇습니까? 욕심이 끝이 없습니다. 그들은 다시 4층을 넘보게 되었습니다. 두 처녀 중에 모험심이 더 강했던 처녀가 다른 처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딱 한층 만 더 올라가 보고, 그냥 4층에서 무조건 결정을 내리자. 왠지 4층에는 어마어마한 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두 사람은 기대감에 들떠 4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올라가자마자 환호성을 내질렀습니다. “여기는 환상적이야!”(It’s fantastic here!)

4층의 신랑감들은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이 보다 더 훌륭할 수는 없습니다. 성실하고, 근면하고, 상냥하고, 외모가 뛰어나고, 직장들도 완벽하고, 게다가 매너도 좋고 로맨틱하기까지 했습니다. 여태까지 본 1층, 2층, 3층의 남자들을 다 합쳐 놓은 것 같은 멋진 신랑감들이 진열대에 서서 두 처녀를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두 처녀는 콩닥거리는 가슴을 다잡고 4층에서 신랑감을 고르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두 사람은 눈에서 고성능 레이저 빔을 쏘며 한참동안 4층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복도 끝자락에서 5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5층”이라고 쓴 글자 위에는 선명한 푯말이 하나 붙어 있었습니다. “5층! 이 세상 최고의 남자들만 모여 있는 곳! 절대 후회 없음! 100% 보장” 이 글을 보자 두 처녀의 마음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잠시 망설이던 두 처녀는 끝내 마음을 바꾸고 말았습니다. “우리 갈등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된 것, 그냥 끝장을 보자!” 그리고는 5층으로 힘차게 올라갔습니다. 그들은 욕심에 눈이 멀어 결국 마지막 층인 5층까지 올라갔습니다.

과연,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5층에는 최정상의 신랑감들만 모여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든 면에서 검증된(pre-certified) 신랑감들이었습니다. 믿음 좋고, 착실하고, 부지런하고, 매사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신실한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아내 될 사람을 자기 목숨보다도 사랑하고, 가정을 신앙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예수님 같은 성품을 지닌 완벽한 청년들이었습니다. 비록, 얼굴은 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배도 약간 나왔습니다. 머리도 시원하게 벗겨진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그렇게 대단한 직장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모두가 다 예수님을 닮아서 인품 좋고, 사람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이 시대 최고의 신랑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두 처녀는 처음에 들었던 엄격한 세 가지 규칙 때문에 5층 남자들 중에서 한 사람을 각자의 신랑으로 맞아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지난 주 설교 시간에 이 이야기를 하면서 교회의 성도님들에게 물었습니다. “여러분 생각에는 이 두 처녀가 용기를 내서 5층까지 올라가서 “축복”을 받은 것입니까? 아니면, “벌”을 받은 것입니까?” 그러자 시종일관 재미있게 이야기를 듣던 분들이 모두 조용해졌습니다. 어떤 분은 그냥 “신앙 좋은 사람 만났으니 축복이지”하고 말하는 분도 있었고, 어떤 분은 “아까 4층에서 멈추었어야 했다”고 푸념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분은 “똥 밟은 거야. 내 인생하고 똑같네” 하셨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3층이나 4층에서 승부를 봤어야 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식당에서 친교의 시간을 가질 때, 교회에 처음 나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먼저 다가오셔서 “목사님, 처음 뵙겠습니다” 인사를 하시는데, 어디선가 본듯한 너무도 익숙한 얼굴이었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우리 어디선가 뵌 적이 있는 것 같은데요?” 물었더니, 그 분의 말씀이 걸작이었습니다. “네! 전에 5층에서 뵀습니다.”

요즘 제 주변에 5층에 사는 젊은 분들이 참 많습니다. 더러운 세상에 물들지 않고 순순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신실한 청년들이 많이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사람의 욕심에는 끝이 없어서 충분히 가져도 만족이 없습니다. 더 많은 것을 추구하며 목말라 합니다. 웬만하면, 멈춰야 할텐데, 이 “욕심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는 어딘 가에 부딪쳐서 망가질 때까지 멈출 줄을 모르고 계속 달립니다. 우리 주변에는 몹쓸 야심과 욕심에 빠져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울타리도 쉽게 뛰어 넘고, 자신의 영혼을 파는 일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제 이런 사람들을 그만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매일 아침 새벽마다 함께 예배를 드리며 간절히 기도하는 젊은이들을 자주 봅니다. 주일 아침에는 남들보다 일찍 나와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예배를 준비하는 “아침 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을 봅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저절로 주님께 감사의 기도가 흘러 나옵니다. “주님, 5층 남자들과 함께 살게 해 주셔서 주님 감사합니다” 이들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출처 : 크리스찬타임스(http://www.kctusa.org) | 아틀란타 소명교회 김세환 목사